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집 앞 경치 좋은 카페에서 따가운 해를 맞으며, 달콤하고 시원한 하지만 뒷맛은 어쩐지 좀 텁텁한 아이스크림을 퍼먹었다. 관광객이 된 기분으로 말이다. 이 곳에 온지 벌써 10개월은 더 지났으면서도 처음으로 와 보는 곳이라 그렇기도 했고, 여전히 적응이 안되는 유럽의 뙤약볕에 취한 탓도 있었을 거다.
나는 이런 새로운 곳들을 좋아한다. 알 수 없는 취향이지만,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홀가분한 기분이 좋다. 이것이 내가 끊임없이 새로운 곳으로 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. 그래서 한참을 살았지만, 여전히 이방인인 이 곳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.
그런데 다른 사람이 나를 이방인 취급하는 건 왜 싫은걸까. 여기서 자꾸만 뜯기는 1유로 때문일까 생각해본다. 관광객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, 계산서에 적힌 돈보다 1유로씩 더 받아간다. 솔직히 말하자면, 아직도 유로 동전을 구분하지 못해서 계산이 끝난 한참 뒤에야 거스름돈이 모자라다는 걸 알게된다. 대충 해외에서 사는 설움의 값이라고 생각해 보는 1유로를 집 앞에서 뜯기니까 조금 더 서럽다.
글/그림 김파쿵kimpackung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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